크로스 토크 - 괴담이 괴담을 부른다. 감상얘기


크로스 토크크로스 토크- 6점
라이라쿠 레이 지음, 주원일 옮김, 오가타 코지 그림/학산문화사(단행본)

남자의 집에는 아름다운 여자의 시체가 있었다. 하지만 남자는 그녀가 죽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_콕 로빈의 매장

밤에 혼자서 길을 걷다가는 머리에 봉지를 뒤집어쓰고 손에는 도끼를 든 녀석에게 목을 잘린다. 친구에게 그런 도시전설을 들은 소년은….     _헤드헌팅

일상 속에 숨어 있는 이상한 이야기들. 그런 이야기를 하기 위해 우리는 모였다. 물론 실제로 일어난 이야기는 아니다. 그것은 괴기소설 사이트의 오프 모임으로, 호러를 좋아하는 다섯 명이 각자 지어낸 이야기를 들려주는 자리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너무도 생생했고, 마침내 현실과 허구가 교차하는데….

당신을 이계로 불러들이는 너무나 무서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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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신작 반열에 올라있었지만, 결국 발매는 6월에 이루어졌던 크로스 토크입니다. 가운데에 X가 들어가있으니, 분위기를 살려 크로스X토크라 해도 상관은 없겠지요.
사실 5월 신작중에서 기대작에 들어있던 작품입니다. 무엇보다 단권이고, 분위기나 설명문에서 패럴렐 러버 + 아름다운 샬롯에게 바친다. 두 작품을 합친 듯한 느낌이 났거든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 기대에 못 미쳤지만 마지막에 살짝 흥한 작품이었습니다.


―――――100가지 이야기――――――


크로스토크는 100가지 이야기 -햐쿠모노가타리(百物語)- 형식을 빌려온 단편집입니다. 100가지 이야기, 햐쿠모노가타리에 대해서는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 같은데. 빛을 차단한 방에 모여 100개의 촛불을 켜고 한 사람씩 괴담을 이야기 하는 겁니다. 그때마다 초를 하나씩 꺼나가는 건데, 전부 꺼졌을때 귀신(요괴)가 나타난다던가.

물론 짧은 단권에 100가지 이야기를 할 겨를이 없고, 한다쳐도 문방구에서나 파는 500원짜리 짜집기 괴담집이 나오겠죠. 크로스토크에선 5가지 괴담을 담아냈습니다.
지루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오싹~ 할 정도까지도 아니었던 작품이었네요. 그나마 뽑자면 '헤드헌팅'과 '7대 불가사의의 저편에'가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흥한 건 따로 있었으니. 예상했던 반전을 바라보며, 책장을 덮었는데 순간 움찔.
오오 이것은 표지떡밥 오오. 표지와 연류하여 마지막 괴담을 보충하다니. 맘에 들었습니다.


――――― 5가지 이야기―――――

각 이야기에 대해 짧게 나마 코멘트.

1)콕 로빈의 매장
"Who killed cock lobin?" 작품중 이런 말을 인용했는데, 그 말대로 죽음에 대해 엮고 있는 괴담. 굳이 분류를 나누자면 전염형 괴담이었달까. 서서히 망가져가는 모습을 표현했지만 그닥 흥하진 않았음

2)헤드 헌팅
그나마 흥했던 이야기중 하나. 장면이 쉽게 연상돼서 끈적한 기분을 지울 수가 없었다. 비슷한 이야기로는 빨간마스크를 들 수 있겠는데. 어휴 어느 쪽도 사양입니다.

3)아이들의 거리
이대로라면 히스테리걸려서 죽을듯. 그렇지만 그닥 흥하지는 않았다. 이 괴담에 대해선 그냥 '히스테리'정도면 충분할듯?

4)7대 불가사의의 저편에
헤드 헌팅과 함께 그나마 흥했던 작품. 부제인 괴담이 괴담을 부른다도 여기에 제법 관련되어있다. 7대 불가사의를 알아가며 점점 저편에 끌려간다는 이야긴데, 지금까지 괴담이 되었던, 뛰쳐나간 그 언니는 무사히 현세로 돌아간 걸까. 그 후도 신경쓰인다.

5)before talk ~ after talk
크로스 토크중 가장 흥했던 이야기. 길이도 짧고 예상했던 반전이었지만. 표지 일러스트 버프를 제대로 받았다. 위에 이야기했던 책장을 덮고 움찔했다는 게 이 이야기덕. 이런 사소한 거에도 쉽게 흥하는 사람입니다.


―――――괴담?――――――

조금 크로스 토크 감상과는 멀어지겠지만, 읽으면서 다시 생각났길래 끄적끄적.

히 괴담의 케이스로 2종류가 있는데. 장난스레 괴담을 만들어내 이야기했다가 그대로 당하는 경우와 친구가 이야기한 괴담을 웃으며 무시했다 당하는 경우입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건 전자에 대해. 단도직입적이지만, 괴담이 하나의 괴담. 즉 현실에 나타나기 위해선 자신을 불러낸 화자를 제물로서 잡아먹어야하는게 아닐까요. 그렇게 나타난 괴담은 사람을 습격하니 어떤 면에선 세상에 대한 저주일지도 모릅니다.

저주하면 당연히 이 말이 따라오는데, '남을 저주할 땐 구멍 두 개.' 때문에 화자가 먼저 끌려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겠죠. 모든 이야기가 그러리한 법은 없겠지만, 흔히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이기에 위력을 발휘했다는 설정이 있듯이 조건이 갖춰지면 이러지 않을까. 크로스토크를 읽다보니 옛날에 생각했던 게 떠올랐네요. 괴담을 즐기는 편이지만, 만들 일은 한동안 없을 듯

뭐. 비약적이고 억지스러운 면이 엄청 많네요. 인정





야야

풍경